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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14 20:19:34
  • 최종수정2023.05.14 20:19:34
[충북일보] 충북지역 가축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청주 한우 농장 5곳에서 구제역 발생을 확인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즉시 긴급 방역 조치에 나섰다. 방역 대응 단계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추가 발생 예방과 역학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발생농가 가축 살처분도 진행했다. 발생농가와 역학관계가 있는 지역농가에 대한 백신 접종과 검사, 소독까지 마쳤다. 충북 지역 가축 시장은 일단 폐쇄키로 했다. 충청권 7개 시·군 우제류 농가는 추가 접종 대상에 포함했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병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무슨 전염병이든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다. 초기 방역이 뚫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직 정확한 바이러스 유입 및 감염 경로가 파악되진 않고 있다. 자칫 상황을 안일하게 보면 대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 충북에선 이미 지난 2002년 5월 진천에서 소와 돼지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모두 16만여 마리의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2010년 4월 충주에서 소와 돼지의 구제역이 발생해 약 5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2017년 2월 보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얼마나 피해가 날지 모른다. 충북도는 긴장해야 한다. 가장 먼저 구제역 총괄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소홀한 방역 조치는 비극적 상황을 초래할 수 없다. 구제역은 사료·물·공기 접촉으로 쉽게 옮겨 다닌다. 한 번 발병하면 감염을 막기는 쉽지 않다. 유일한 예방법은 철저한 감염원 차단과 백신 접종뿐이다. 하지만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혈청형 사이에 여러 변종이 있다. 해당 백신의 생산과 선택에 어려움이 따른다. 어떤 혈청형 백신은 다른 혈청형에는 면역작용을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 접종을 해도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혈청형마다 개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축산 현장엔 다양한 질병 발생 요인이 산재한다. 그 요인을 찾아 적절하게 조치해야 예방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축산 현장에 화학적 소독약을 무차별 살포하는 게 예사였다. 그러다 보니 체내 유익한 미생물 환경까지 파괴하는 우를 범하곤 했다. 생체 방어를 가능케 하는 농장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감염 가축 살처분은 질병 원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효과를 내기는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땜질식 처방은 항구적 예방 효과를 내지 못했다. 몇 해 전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이 돼 걱정 없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항체 형성이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보은의 경우가 그랬다. 심지어 항체 형성률이 높았다는 곳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결국 '물 백신' 논란도 일었고 백신 무용론이 일기까지 했다. 당시 경기 연천에서는 A형 항체 형성률이 90%이라 했다. 그럼에도 A형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에 대한 믿음이 깨져버렸다. 국내 축산환경은 유럽 등 축산 선진국과 환경이 많이 다르다. 지리적·지형적 특성상 소나 돼지 사육 면적을 넓히긴 어렵다. 축산 시스템을 근대적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무조건 외국의 축산, 질병 예방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도 없다.

정부의 구제역 관련 방역대책은 20년 넘게 변하지 않고 있다. 2000년 구제역 첫 발생 이후 지금까지 똑같다. 소독과 백신접종, 살처분과 매몰, 농가 생계자금 지원 등이 그렇다. 눈앞의 방역과 뒷수습에만 급급했다. 늘 사후약방문이었다. 이젠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먼저 공항과 항만, 농장과 가축 이동경로의 검역과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구제역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몽골·러시아·중국·대만 등 구제역 빈발 국가와 인접해 있다. 연간 수백만 명이 여행이나 노동을 위해 교류한다. 그런데 농장 근무자와 가족을 포함한 해외여행자의 농장 출입에 대한 확실한 기준과 조치가 없다. 촘촘해야 할 방역 망에 큰 구멍이 난 셈이다. 축산 선진국 덴마크의 경우 농장주들이 정부의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손님은 물론 직원까지 입국 48시간이 지나야 농장에 들어올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들여온 가축은 일정 기간 기존 가축과 합사하지 않는다. 1983년 이후 30년 넘게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 온 비결이다. 철저한 차단 방역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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