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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사업 반대에 학생 동원 손편지 논란

손편지로 '우암산 둘레길 사업 중단' 요구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참여
환경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
청주시, "이미 충분한 설명했다" 사업 강행

  • 웹출고시간2023.05.10 20:58:23
  • 최종수정2023.05.10 20:58:23
[충북일보]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역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우암산 둘레길 사업 중단' 손편지를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전달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9일 이 시장에게 "우암산 둘레길 사업을 중단해 우암산을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긴 학생들의 손편지와 섬동 시인의 시를 청주시에 전달했다.

이 손편지는 지난달 22일에 진행된 '우암산 시민문화제'에서 학생들이 이 시장에게 편지를 써서 현장에서 낭독했던 것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그림편지와 충북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편지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 9일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전달한 도내 한 고등학생의 손편지.

학생들은 편지를 통해 '우암산의 나무를 지켜주세요', '나무를 베지말아달라', '환경을 위해 데크를 설치하지 말아달라'는 건의를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청주지역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동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어왔고 어떤 의견들이 찬반이 갈리고 있는지 적절한 설명을 들었을 것인지도 의문이거니와 우암산 둘레길 사업을 반대하는 측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편지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욱이 손편지를 쓴 고등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학교는 최근 교사들이 학생들을 정권규탄 행사에 참여시켜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여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분개하고 있다.

10일 청주시 우암산 순환도로 둘레길 조성사업 현장에서 기존 가로등을 철거하는 등 공사가 한창이다.

ⓒ 김용수기자
한 학부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된 것"이라며 "나이가 어려 제대로 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이 그저 이용당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그런 손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며 "'맛있는 것 사줄게', '아이스크림 사줄게'와 같은 말에 가볍게 생각하고 손편지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해당 고등학교와 협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현안을 직접 설명했었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손편지를 쓰겠다고 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비판 의견이 나올 것으로 우려는 하고 있었지만 이 문제는 비단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문제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환경파괴 피해 당사자들이기도 하다보니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손편지 전달을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해당 학교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검토를 했어야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손편지를 전달받은 시는 "우암산 둘레길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수차례 충분한 설명을 해왔다"며 "사업 추진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등의 일은 없고 특별히 추가할 이야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는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에 편입되는 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보상 계획을 공고했고 보상절차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삼일공원~우암산 근린공원 2.3㎞ 구간에 보행데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평균 폭 2m의 보행데크는 나무 보존을 위해 데크 상판에 구멍을 뚫는 방법으로 시공된다.

삼일공원~어린이회관 4.2㎞ 구간의 보도 정비는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도비 75억원, 시비 25억원 등 100억원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우암산 둘레길 일원에는 2천400여그루의 나무가 있지만 사업이 추진되면 나무들이 훼손돼 고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사업 시행 전 설문조사에서 시민 70%가 둘레길 조성을 찬성하는 등 사업 타당성을 확보했다"며 "나무 2천400그루 훼손 주장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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