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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과속도 이런 과속이 없다. 이른 봄꽃이 두서없이 피더니, 초록도 이르다. 대청호변도 어느새 녹색 세상이다. 신록의 눈부신 감동도 없이 곧바로 녹음으로 넘어간다. 그래도 푸른 청남대 풍경이 아름답다.

*** 충북도, 제2의 국민 개방 시도

청남대는 1983년 12월 대통령 별장으로 완성됐다. 올해 마흔 살이다. 대청호 안쪽에 안락하게 자리 잡고 있다. 청남대로 개칭하기 전 이름이 영춘재(迎春齋)다. 봄을 맞이하는 장소다. 당시 대통령 전용 보트 이름도 영춘호였다. 청남대는 2003년 세상에 공개됐다. 1983년 건립돼 대통령 전용 휴양지로 사용돼왔다. 권력의 공간으로 20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시민의 공간으로 20년을 지냈다. 40년간 쌓인 이야기가 적지 않다. 하루 만에 다 돌아보고 느끼기 쉽지 않다.

청남대는 여의도 면적(2.9㎢)의 절반이 넘는다. 코스 선택이 중요하다. 다 돌아보려면 대여섯 시간은 잡아야 한다.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공간을 이룬다. 본관 내부는 고가의 가구와 미술품으로 장식했다. 정원은 전국에서 명품 소나무를 공수해 꾸몄다. 대청호를 굽어보는 골프장·수영장도 딸려 있다. 모두 대통령을 위한 전용시설이었다. 20년간 5명의 대통령이 여기서 휴가를 보냈다. 대통령의 별장이자 제2 집무실로 기능했다. 청남대 구상이란 말이 생긴 이유다.

지난 주말 청남대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마침 개방 20주년 기념 봄축제 영춘제가 열리고 있었다. 흐린 날이었지만 방문객들이 많았다. 청남대 소유권이 충북도로 넘어 온지 20년이다. 지난달 개방 20주년을 맞았다. 충북도는 청남대 대통령 침실에서 일반인들이 숙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예정이다. 권력자의 시간을 시민의 삶으로 치유해보려는 기획이다. 필부의 삶에 행복을 담으려는 프로그램이다. 사실상 제2의 국민 개방으로 승화하려는 속내다.

청남대가 권력의 공간에서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미 청남대 운영관리 조례 개정 입법예고를 했다. 청남대 안 숙식 허용을 위해서다. 조례안에 따르면 '청남대 활성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합숙 과정 운영도 있다. 물론 교육비를 납부해야 한다. 충북도는 청남대 주차장 예약제도 폐지했다. 주차 공간을 665면에서 1천304면으로 크게 늘렸다. 누구나 예약 없이 차를 타고 입장할 수 있게 됐다. 개방 의미가 제대로 살아난 셈이다.

청남대는 앞서 밝힌 대로 20년 전 개방됐다. 하지만 산책로 등 외부 위주 관람이었다. 대통령의 생활상을 느끼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청남대 대통령 침실 개방은 획기적이다. 그동안 관람객들은 객실 문 앞에서 내부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대통령 가족 등이 사용한 침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직접 하룻밤을 묵을 수도 있다. 시범 개방 대상은 본관동 1층 손님용 객실 5곳이다. 지난달 대청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 부부가 초대돼 하룻밤을 보냈다.

충북도는 본관 2층 5개 객실도 추가 개방키로 했다. 경호실 직원들이 쓰던 건물의 객실에 대한 활용방법도 찾고 있다. 청남대의 주민친화 노력이 실감난다.

*** 실천 노력까지 개혁적이어야

 청남대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충북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랜드마크 도약을 위한 15대 혁신과제에도 포함됐다. 충북도가 적극 나선 덕이다.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머잖아 가장 역사적인 숙박 장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남대 욕실은 금 치장이 돼 있다는 소문이 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 청남대는 대청호와 더불어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다. 대통령 별장이라는 특별함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그래서 청남대서 하룻밤 숙박은 더 특별하다.
 청남대가 그저 아름다운 관광지로 끝나선 안 된다. 청남대의 변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청남대 본관동 침실 개방은 제2의 국민 개방이다. 청남대의 낮과 밤을 모두 보게 하려는 배려다. 청남대의 모든 걸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일이다. 청남대는 다채로운 교육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다행히 충북도가 청남대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개혁적이다. 실천하는 노력까지 개혁적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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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달인, 김문식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전국협의회장

[충북일보] "남 돕는 일이 좋아 시작했는데 벌써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었네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국협의회 김문식(63·사진) 회장은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말보단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19대 전국협의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봉사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2000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남들봉사회원을 시작으로 23년간 재난 및 취약계층 구호, 이산가족 지원, 위기가정 구호 등의 분야에서 약 1만10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간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 적십자 봉사원 대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대한적십자사 충북협의회 회장, 전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을 수십년간 이어온 계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시계방을 운영하며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남을 돕고 사는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자랐다"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금은방을 운영하며 밤과 주말에는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