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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08 20:47:30
  • 최종수정2023.05.08 20:47:30
[충북일보] 청주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시선이 곱지 않다. 기다려봤지만 내홍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은 이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임정수 의원은 지난 4일 민주당 소속 시의원 11명을 감금 등의 혐의로 경찰에 무더기 고소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12월 청주시청 옛 본관동 철거 관련 예산 처리 과정에서 같은 당 의원들이 자신을 감금하고 무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등원하려는 임 의원을 상임위원회 집무실로 데려가 주변을 둘러싸고 문 밖에서 진을 치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신경전도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이영신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상임위원회 변경과 관련해 "지방의회 의결 취소와 상임위원 사보임 의결효력정지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병국 시의장은 지난달 17일에 열린 본회의에서 이 의원을 기존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재정경제위원회로 사보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청주시의회의 지금 모습은 결코 일 잘하는 의회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지방의원의 모습은 어떨까. 무엇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원내에서 지방의원의 주된 업무는 조례 제정이다. 특히 생활밀착형 조례는 주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을수록 조례안 발의에 적극적이다. 주민들과 자주 만나는 의원일수록 조례안 발의 건수가 많다. 그래서 지방의회 의원들의 조례안 발의 건수는 지방의회 역량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근 권한이 강화되면서 지방의원 발의 건수는 더 중요해졌다. 물론 무조건 많은 수의 조례안 발의가 능사는 아니다.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 질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국가의 주요 정책은 국회 입법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지방행정에서 조례안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생활 정책들이 조례안 형태로 만들어져 시행된다.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이기도 하다. 조례는 지방자치의 시작이며 끝이다. 주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입법수단이기 때문이다. 조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주민의 세세한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상위법이 잘 만들어져도 그렇다.

1991년 7월 24일은 청주시의회에 역사적인 날이다. 청주시의회는 이날 역사에 기록될 조례 한 건을 가결했다. 조례명은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였다. 시민의 알 권리와 투명한 책임 행정을 목표로 한 조례다. 당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는 상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의결을 지시했다. 청주시의회는 다시 재의결하고 법원에 제소했다. 대법원은 1992년 이 조례를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이 조례 덕에 전국의 18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정보공개조례를 만들었다. 1996년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3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정보공개법을 가진 나라가 됐다. 이처럼 조례는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 국가 정책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지방의원이 주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제대로 된 조례를 많이 발의해야 한다. 하지만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지금 모습은 어떤가. 서로 반목하며 갈등에 집중하고 있다. 조례안 발의와 조례 제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주시의회가 지난해 의결한 조례건수는 99건이다. 1인당 평균 2건 조금 넘는 수치다. 올핸 38건에 그치고 있다.

시민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전문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그러다 보니 집행부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전문성 함양은 곧 필요한 조례 제정과 비례한다. 지방의회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많다. 지금 청주의 민생경제는 아주 어렵다. 지방재정은 가뜩이나 열악하다. 모두 허리띠 졸라매느라 고역이다. 이런 판에 의원들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의 양 날개는 자치입법과 자주 재원의 확보다. 청주시의회는 앞서 밝힌 대로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를 만들어 국회에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탄생시켰다. '물을 제대로 보고 싶으면 반드시 그 물결치는 지점을 보라'는 말이 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고 싶으면 생활쟁점이 되는 조례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된다. 청주시의회 의원들에게 주문한다. 조례는 나의 삶을 바꾸고, 지역을 바꾼다. 결국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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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달인, 김문식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전국협의회장

[충북일보] "남 돕는 일이 좋아 시작했는데 벌써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었네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국협의회 김문식(63·사진) 회장은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말보단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19대 전국협의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봉사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2000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남들봉사회원을 시작으로 23년간 재난 및 취약계층 구호, 이산가족 지원, 위기가정 구호 등의 분야에서 약 1만10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간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 적십자 봉사원 대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대한적십자사 충북협의회 회장, 전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을 수십년간 이어온 계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시계방을 운영하며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남을 돕고 사는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자랐다"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금은방을 운영하며 밤과 주말에는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