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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작가의 미국여행기 - 슬픈 사람들…. 인디언성지 '모뉴먼트 밸리'

아름다운 그곳! 미국 서부· 동부 투어기

  • 웹출고시간2018.04.16 18:47:57
  • 최종수정2018.06.04 14:43:34

회똘회똘 유람선 타고 파웰호수를 지나 모뉴먼트밸리로 출발했다.

그랜드캐니언을 천천히 느끼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튿날, 애리조나주에 있는 '모뉴먼트밸리'를 향하여 달린다. 죽기 전에 가보고 싶었던 곳, 차창 밖으로 '모하비사막'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곳은 사하라 사막처럼 붉은 모래로 가득한 것이 아닌, 다육식물유카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쓸쓸한 아름다움…. 음악 없는 세상처럼, 웃음 없는 인생처럼, 사막이 주는 결핍의 아름다움에 흠씬 젖어본다. 워낙 건조하여 난장이처럼 키가 작은 식물들, 잿빛돌덩이들과 황량한 평지가 이어진다. 거대한 들소가 엎드려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회색빛 산들이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들어오는 개척자들과 본토 인디언들이 저 돌산 어딘가에 숨어 눈을 번뜩이며 활을 겨누고 엎드려 있을 것만 같다. 영화에서 보았던 뾰족 바위산들 사이로 가죽재킷을 입은 카우보이들이 말을 타고 나타날 것만 같다. 그러나 애리조나에 카우보이는 없었다. 그렇게 5시간 이상을 달려 인디언들 성지 '모뉴먼트 밸리'로 입성했다.

그들이 조상들의 집을 재건하고 있다.

슬픈 사람들…. 거대한 바위라는 뜻을 가진 '모뉴먼트 밸리'에는 나바호족 인디언조상들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18세기중반 미국과 멕시코 전이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그들은 이곳에 살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 땅은 부족민들이 살아가야 할 공동의 장이고 평화로운 터전이었지, 누가 차지해야할 땅이 아니었다. 그런데 멕시코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제 것으로 소유했다. 그들 중 누구도 문명을 빌미로 개발을 원한 적 없었건만, 미국은 그들을 5백 키로나 되는 뉴멕시코로 강제이주 시켰다.

이동하는 긴 노상에서 많은 이들이 죽었고, 멕시코에서 4년간 비참한 노예생활로 또 죽어가자, 미국은 뒤늦은 배려로 셔먼장군을 보내 협상을 했다. 셔먼장군은 인디언들에게 살아갈 땅을 분배해 주겠으니 선택하라면서 세 곳을 제시했다. 동부의 기름진 초지, 포로수용소근처 목초지, 그리고 죽음의 사막 모뉴먼트 밸리로의 귀향, 세 가지였다. 그들은 붉은 평원 '모노먼트 밸리'를 택했다. 백인들에겐 죽음의사막이지만 그들에겐 조상대대로 살아온 숭고한 성지이니, 당연히 택해야할 땅이었다.

그렇게 슬픈음악처럼 애잔한 풍경으로 흐른다.

미국 안에 있지만 미국이 아닌 곳, '모뉴먼트 밸리'는 나바호족 자치국(國)이다. 하여 그들의 대통령을 따로 뽑는다. 남한 면적 삼분의 이 정도 되는 '모뉴먼트 밸리'는 국립공원이 아닌, '나바호 부족공원'이다. 멀리 내쫓았던 나바호족에게 미국이 정식으로 사과한 뒤, 인디언보호구역으로 설정하여 국가에서 먹여 살리고 있지만, 여전히 궁핍하고 세 들어 사는 모양새다. 관광객을 상대로 조악한 공예품을 파는 그들에게서 150년 전 이 땅을 호령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인디언트럭을 타고 깊숙이 들어갔다. 아, 신이 빚은 조각품들이다! 거대한 바위들이 형성하고 있는 걸작품들을 대하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화성에라도 와서 서있는 겐가! 풍경마다 고요한 음악이 흐르듯 선이 부드럽다. 사암석과 기기묘묘한 바위에는 그 어떤 위대한 예술가라도 표현하기 힘든 신비한 에너지가 서려 있다. 그들의 혼이라도 흐르는 양, 애잔하고 슬픈 음악처럼 그렇게 허허들판에 서있다. 긴 세월 동안 바람과 물에 의해 평야가 깎이고 깎인 뒤에 붉고 환상적인 바위덩어리들이 남아 작품을 이루고 있다. 아치모양, 벙어리장갑 모양, 연회장 가는 신사숙녀모양 등 다양도 하다. 공평한 자연은 슬픈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제대로 된 나무 한 그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척박한 땅에 바위기둥들과 치솟은 언덕의 독특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선물로 냈다. 그들은 황량하지만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땅을 성지로 여기며 조상들이 대대로 했던 것처럼 지금도 신성한 전통의례를 지내고 있다.

옥토, 목초지도 마다하고 조상대대 성지로 받들어져 오던 이 황무지를 그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착한사람들이다. 까마득한 옛날 세월의 풍화와 침식으로 바위가 깎이고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시간만큼이나 모든 풍경들이 나를 압도했다. 기름진 땅이 아닌 황량한 땅을 선택했던 그들의 처절한 절규를 백번 온 몸으로 느끼며 한참동안 서 있었다. 오래 머물 수 없는 나그네의 상념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신비한 혼이 흐르는 바위산들은 태양빛보다 더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저 넘어 보이는 신비한 도시가 또 다른 꿈을 꾸게 한다.

◇모뉴먼트 밸리는

지형학적으로 콜로라도 고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질학적으로는 Colorado Plateau의 생성과 비슷합니다.
 
오래 전 이곳은 바다였고 거대한 분지였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침식이 이루어졌고, 모래보다 곱고 진흙보다 거친 Silt가 이 지역에 퇴적됐습니다. 그리해 이곳에 해저 바위산이 형성되었죠. 세월이 흘러서 지각 변동으로 인해 이곳은 솟아올랐고 그 후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생성됐습니다.
 
이곳의 거대한 바위들은 부스러지기 쉬운 Silt로 이뤄져 있는 바 지금도 계속되는 풍화작용으로 인해 조금씩 그 모습이 변형되고 있습니다. 모뉴먼트 밸리의 평균 높이는 5천192ft, 전망대 부근의 높이는 4천464ft, 그리고 바위들의 평균높이는 약 6천200ft입니다.
 
모뉴먼트 밸리가 해발 5천 피트가 넘는 고지대에 있긴 하지만 유타의 남서부와 애리조나의 북동부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곳도 여름철엔 100℉(약 38도)를 오르내리는 사막 같은 혹독한 무더위가 있기 때문에 여름철에 방문할 경우 더위에 대비해야 합니다.

신사숙녀가 손을 잡고 연회장 가는문양 등, 각종 모양의 붉은 바위덩이 들이 인디언 성지에 가면 지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뉴먼트 밸리는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바호 사람들은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처럼 손기술이 뛰어나서 각종 도자기와 수 공예품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는 나바호 장인들이 만든 각종 수 공예품을 팔기도 합니다.
 
Monument Valley는 160번과 191번을 연결하는 길이 약 65마일의 163번(U.S. Route 163)이 관통하고 있는데 이 길은 톰 행크스가 주연한 포레스트 검프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게 됐고, 모뉴먼트 밸리를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찍어보고 싶어 하는 꿈의 도로이기도 합니다.
 
인디언이 모는 관광용 무개차량을 타고 모뉴멘트 밸리를 달린다. 붉은 사막의 흙먼지가 길게 달라붙는다.
 
광활한 대자연에서 말을 달리는 나바호 인디언의 모습이 떠오른다. 바위산 세 개가 겹쳐 보이는 곳에 차를 세웠다.
 
가늘게 갈라져 높이 솟아 있는 바위의 모습에서 사람이 형상이 보인다.
 
먹구름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그 모습에 형언할 수 없는 경외심이 느껴진다. 그 사진에 '메시아'라는 제목을 붙였다.

/ 임미옥 수필가

임미옥 작가 프로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0년 푸른솔문학등단
제20회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청주시 1인1책 프로그램강사
저서 '음악처럼', '수필과 그림으로 보는 충북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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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