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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7인이 전하는 '여백의 시간'…청주시립미술관 개관전

  • 웹출고시간2016.07.03 20:08:56
  • 최종수정2016.07.03 20:08:56

편집자

뛰어난 디자인이나 훌륭한 미술작품 속엔 여백의 미가 있다. 우리는 비움으로써 여백을 둘 수 있고 채워나갈 수도 있다. 삶의 여백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휴식 시간은 재충전의 의미 그 이상이다. 초기 한국현대미술의 역사를 썼던 청주지역 연고·작고 작가 7인의 위대한 예술혼을 '여백의 힘'이라는 교집합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지역 미술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여백의 시간을 만끽해보자.
[충북일보] 지난 1일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의 첫 전시 '여백의 신화-청주, 한국현대미술의 초기 역사를 쓰다'는 본질적인 여백의 힘에 주목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여백을 통한 소통의 공간이 펼쳐지면서 생각의 꼬리가 이어진다. 점과 선으로 표현된 작품 곳곳에는 어김없이 여백이 자리한다. 자연으로부터 온 무심한 돌과 목재로 꾸며진 설치미술 작품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들이 전하는 여백의 아름다움은 지친 일상을 되돌아보고 여유를 찾는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대에 한국근대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정관 김복진(1901~1940)은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 출생이다. 작가로서 활동한 기간은 도쿄미술학교 졸업 후 요절할 때까지 5년6월의 옥중생활을 제외하면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짧은 기간임에도 그는 근대기 최초의 조소작가, 미술평론가, 문예운동가, 사회주의운동가 등으로 다채롭게 활동했다. 소실된 김복진의 대표작인 '백화(1938)'는 전통적 소재를 활용해 새롭게 조형화했다. 작품 '소년(1940)' 역시 식민지하의 시대정신을 염두에 둔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시장에서는 소실되거나 파괴된 김복진의 작품 4점을 원작 복원한 작품과 홀로그램 영상을 함께 만날 수 있다.

김기창, 아악의리듬 1967, 86x98cm

1984년 모친의 고향인 청원군 내수면 현 운보의 집에 정착한 운보 김기창(1913~2001)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 동양화의 지평을 연 작가다.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전통수묵채색화부터 추상세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그는 유년기부터 말년까지 예술에만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에는 김기창의 작품 12점과 낙관, 드로잉 등 아카이브 자료 60여점을 선보인다.

운보의 아내로 알려진 박래현(1921~1976)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는 남편인 운보와 함께 전통적 동양화의 재료로 서구적 회화공간을 융합함으로써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성 실험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시장에는 박래현의 섬세한 표현으로 탄생한 '여인A(1942)' 등의 인물화와 정물화가 전시된다.

정착섭, 묵고9605, 1996, 캔버스에 닥.

한국 단색화 작가 중 한사람으로 독자적인 한국현대추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한 정창섭(1927~2011)은 '닥의 작가'로도 불린다. 평생 한지(韓紙)의 원료인 닥과 씨름해서다. 그는 한지(韓紙)를 '한지(寒紙)'라고 불렀다고 한다. 정창섭은 한지를 이용한 작업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그리려 하지 않으면서도 그려지고, 만들려 하지 않고서도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예술이념을 기반으로 무위자연의 동양정신을 한국적 추상으로 승화시켰다. 전시장에서는 한지에 스며든 자연적 색채의 단색화 10점과 드로잉 등 아카이브 자료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혼란의 시기에 휴머니즘을 추구했던 작가 윤형근(1928~2007)은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참상으로 고통 받던 시절 내면에서 폭발하듯 분출되는 한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던 인물이다. 윤형근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지닌 소박함과 신선미를 추구했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 속 여운을 남기는 검은 수묵의 빛들은 그의 고뇌를 오롯이 담아낸다.

박노수, 선소운, 1995, 화선지에 담채(왼쪽) · 김봉구, 작품3, 1986. 나무. 152x45x44cm

박노수(1927~2013) 작가는 '전통의 억압을 탈각해서 자신의 자유분방한 표현을 갖는 것'이라는 예술이념에 기반을 두고 동양화 전통의 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독창적 화풍을 구축했다. 박노수는 전통적인 화제를 취하면서도 간결한 운필과 강렬한 색감, 대담한 터치 등 전통 속에서 현대적 미감을 구현해 낸 작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그의 작품 12점과 아카이브 자료 30여점이 전시된다.

작가 김봉구(1939~2014)는 '삶과 존재와 아름다움'을 화두로 삼고 한국추상조각의 기틀 마련에 기여했다. 조형요소 간 조화미를 추상조각으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은 '인간의 삶이 그 대상'이라는 그의 창작 물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전시장에서는 목조각과 돌조각 등 작품 12점과 아카이브자료 30여점을 볼 수 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옛 KBS 청주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의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개관전은 오는 10월3일까지 열리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개관전 기간에는 10차례에 걸쳐 7인의 작가를 조명하는 현대미술인문학 강연과 시민참여 감상·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청호미술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오창전시관에 마련된 연계전시에서는 다양하고 풍성한 미술전을 만날 수 있다.

/ 유소라기자 sora96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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