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8만원~60만원…대학가 원룸 '新빈부격차'

기본옵션 vs 풀옵션 조건 따라 가격 천차만별
고급 원룸 주차장엔 외제차도
"자취비용 마련 위해 알바하는 학생에겐 위화감"

지난 28일 청주대 인근 한 고급 원룸 앞에 TV, 세탁기, 책상 등 구비된 '풀 옵션'에 대한 안내가 부착돼 있다.

ⓒ 강준식기자

자취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빈부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강과 입학을 맞아 방을 구하러 다니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 사이에서 원룸 가격으로 인한 빈부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원룸 가격은 주로 건물 건축 시기와 구비돼있는 가전제품, 대학과의 근접성으로 책정된다.

청주대 인근 신축 원룸의 경우 평균 보증금 200만원, 월세 30만~35만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이마저도 적지 않은 돈이라 저소득층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보다 저렴한 원룸들을 찾고 있다.

월세 30만원 이하의 청주대 인근 한 원룸(왼쪽)과 침대, 책상,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이 '풀 옵션'으로 구비된 월세 30만원 이상의 청주대 인근 한 원룸.

ⓒ 강준식기자

대학가 일반 원룸은 16~19㎡ 크기의 다세대 주택이 주를 이룬다.

가격이 비싸질수록 방이 넓어지고 '기본 옵션'으로 분류된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이 '풀 옵션'으로 구비된다. 흔히 '풀 옵션'은 TV, 에어컨,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침대, 책상 등이다.

청주대 인근 원룸은 월 30만원이 넘어가면 대개 '풀 옵션'이었으며 월 30만원 이하로는 TV가 없거나 세탁기가 없었다. 세탁기가 없는 곳은 복도에 공용 세탁기를 구비해 여러 명의 대학생이 순서를 기다려 세탁을 해야 한다.

보증금 50만원에 월 18만원 등 저렴한 원룸도 있지만, 이 경우 냉장고만 덩그러니 있었다.

이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저렴한 방을 찾고 있다.

반면 전세 4천500만원의 고급 원룸도 있다.

이 원룸에 월세로 거주할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 60만원씩 내야 하며 방 크기는 33~36㎡로 평균 원룸의 2배 정도 되는 넓이와 가격이다.

구비된 가전제품은 42인치 TV와 250ℓ용량의 냉장고, 침대, 식탁 등이 있어 고급스럽다.

19개 방이 있는 이 고급 원룸은 이미 대학생들이 계약해 빈방이 없었다.

근처 원룸에 거주하는 허모(24)씨는 "고급 원룸 주차장에는 외제차가 주차돼 있다"며 "자취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하는 입장에서 위화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학에 인접할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여기에 신축, 풀 옵션이라면 월 30만원 후반대의 가격이다"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대학에서 멀어지더라도 저렴한 방은 주로 찾는다"고 전했다.

이어 "개강을 앞두고 많은 대학생이 방을 구하러 찾아왔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가 느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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