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만' 열감지카메라 ...방역 구멍

'산업용' 오차범위 2도 안팎
추운 날씨로 정확한 체온 측정 불가능
제한적 모니터링 인력 운용도 문제
"체크 과정서 '누락' 발생할수도"

2020.02.26 20:40:37

25일 청주시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열감지카메라로 시민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충북일보 성지연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충북 도내 곳곳에 설치된 열감지카메라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열감지카메라는 통상 건물의 입구에 설치돼 정확한 체온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에는 총 25대의 열감지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청주 시내의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 오송역 등에 열감지카메라가 각각 1대씩 설치됐다.

이 열감지카메라는 시설 외부에서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의 체온을 측정한다.

낮은 온도를 고려해 경고 온도를 34도로 설정했지만, 발열자라 하더라도 밖에서 낮아진 체온으로 인해 정확한 측정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야외의 날씨가 춥다보니 열감지카메라에 측정된 사람들의 체온은 대부분 25도 안팎이다.

또 열감지카메라는 화면 내 최고 온도를 찾아 추적하는 방식으로, 뜨거운 음료를 들고 들어오는 상황에도 경고음이 울린다.

발열자가 뜨거운 음료를 들고 지나갈 경우 '음료로 인한 경고'로 오인, 발열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열감지카메라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람의 체온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열감지 카메라를 사용해야 한다. 의료용의 경우 온도 측정 범위는 20~60도로 평균 오차범위는 ±0.6도다.

의료용의 경우 가격대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고 있어 일반 기관에서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열감지카메라들은 의료용이 아닌 산업·일반용 열감지카메라다. 문제는 이 제품들의 정확도 오차범위가 대부분 ±2도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발열기준 온도는 체온보다 1도 높은 37.5도다. '오차범위 2도'는 발열 감지에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출입구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열감지카메라의 숫자도 문제다.

수 개의 입출구로 사람들이 왕래하는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단 1개만이 설치됐다.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출입구로 왕래하는 사람들의 체온 측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열감지카메라 모니터링 인력 운용은 더 큰 문제다.

일반인은 24시간 교통시설 이용을 위해 시설을 드나드는 반면, 모니터링하는 직원의 근로시간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구청과 보건소 직원 등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모니터링 하고, 그 외에는 중단된다. 인력 수급 문제와 근로시간 제한 때문이다.

도내 한 의료 관계자는 "모니터링 직원들의 피로 누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며 "모니터링하는 사람들마다 집중력에 차이가 있어 온도 체크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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