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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합동감식 현장… 참사 흔적 곳곳에

<현장르포>

  • 웹출고시간2023.07.20 20:15:52
  • 최종수정2023.07.20 20:15:52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경찰의 합동 감식이 20일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충북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 40여 명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궁평2지하차도 현장을 감식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퀴퀴한 진흙 냄새와 함께 비릿하고 짭짤한 물비린내가 코끝을 찔렀다.

지하차도 내부 곳곳에는 참사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바닥에는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고, 차도에 덮힌 진흙에 신발이 푹폭 들어가 발걸음을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

차도 바닥과 벽면에 남겨진 흙탕물 자국들도 당시 참사 현장을 대변하는 듯했다.

침수 당시 외부에서 떠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찌그러진 페트병, 목장갑, 응급 의약품 등은 진흙 속에 그대로 파묻혀 있었다.

수마의 흔적은 지하차도 천장에도 남아 있었다.

천장 위 조명 사이로 사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주인 잃은 신발 한 짝이 마른 지푸라기들과 함께 뒤엉켜 있었고, 바닥에는 침수된 차량의 것으로 보이는 부품들도 그대로 남아있어 당시 끔찍한 침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강 임시제방 등에서 합동 감식을 벌인 가운데 국과수 직원들이 3D스캐너 촬영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사고 당시 생존자들이 탈출을 위해 천장에 매달려 밖으로 나가기 위한 지지대로 썼다던 조명 박스 아래에 달린 철근도 볼 수 있었다,

차도 가장자리에서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먼저 차도 중앙에 위치한 배전실에 들어가 결함 여부 등을 샅샅이 살폈다.

지하차도 배전실에는 1분당 약 12t의 물을 빼낼 수 있는 펌프 4대가 설치돼 있는데, 앞서 충북도가 "갑자기 들이닥친 강물에 배전실이 물에 잠기면서 배수펌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경찰이 감식을 통해 장비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배수펌프장에서 정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또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인지 줄자로 펌프 벨브 길이를 측정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식을 이어갔다.

또 3D 스캐너 4대를 들고 배수 펌프실에 들어가 정밀감식도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한 차례 현장감식에 이어 침수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근 미호강 제방에 대한 합동 감식도 했다.

제방 현장은 현재 파란 방수 천막으로 뒤덮여 있었고, 천막을 고정하는 모래 주머니도 가득 쌓여 있었다.

제방 옆에 있는 미호천교의 기둥 사이에는 지하차도와 같이 지푸라기, 나뭇가지 등이 한데 뒤엉켜 있기도 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배수펌프장에서 정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미처 메우지 못한 땅 사이사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웅덩이들도 깊게 파여있었다.

경찰과 국과수는 이날 감식에서 3D 스캐너를 2대 활용해 이 임시 제방과 주변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벌였다.

이균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오늘 국과수와 함께 진행하는 합동 감식에선 배수 펌프 시설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이후 터널과 제방에 대한 3D 스캐너도 투입해 구조물이 설계대로 시공됐는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날짜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께 오송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에 가득 차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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