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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눈물로… 슬픔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

흙탕물로 뒤덮힌 사고 현장 '참혹'
유족들 "우회 말고 멈췄으면" 오열

  • 웹출고시간2023.07.16 19:17:32
  • 최종수정2023.07.16 19:17:32

충북 전역에 호우 특보가 발령되며 물 폭탄이 쏟아진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침수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실종되고 차량 15대가 침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 오전 소방특수구조대원들이 지하차도 입구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버스 기사 아저씨가 차 안에 물이 차니까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래. 너무 무서워"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A씨는 사고를 당한 조카의 친구에게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카 친구들로부터 물이 차오르고 있는 궁평2지하차도 내 버스 안에 조카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한 20대 B씨는 친구들과 여수에 놀러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오송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이 버스는 기존 노선이 폭우 등으로 인해 통행이 제한되자 우회하기 위해 궁평2지하차도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통화내용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두 눈으로 조카의 생사를 확인해야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A씨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조카의 엄마인 누나를 대신해 현장을 찾았다.

그는 현장을 오며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조카가 살아있기만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현장은 생각보다 더 참혹했다. 그는 흙탕물로 뒤덮힌 지하차도를 보며 망연자실했다.

A씨는 "조카가 친구 한 명과 버스를 같이 탔는데 둘다 여자고 창문이 두꺼워 탈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버스가 지하차도로 우회하지 말고 차라리 운행을 멈췄으면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그는 마음만 같아선 물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소방당국에서 빨리 신원확인을 해줘야 하는데 현장에선 확인이 어려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아마 여기 계신 유가족분들도 애타는 심정은 매한가지 일 것"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이날 하나병원 입구에는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수십 명의 유가족들로 가득했다.

구급차가 들어오면 자신의 가족이 있는지 한 걸음에 달려가 확인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족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모습을 확인하고 혼절한 유족들을 바라보면서 병원 환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한 입원환자는 "내 가족일 것 같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데 유가족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있겠냐"며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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