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6월 20일)

2016.06.19 14:23:36

[충북일보] 인왕의 포효가 그리워 길을 나선다. 윤곽이 점차 선명하게 드러난다. 화강의 바위산 기백이 기운차다. 엎드린 호랑이의 모습이 엿보인다. 성곽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푸른 제복의 경비병과 묘한 대조다.

경복궁역에서 수성동 계곡으로 든다. 겸재 정선 그림의 실재 배경지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물이 맑다. 겸재의 예찬이 결코 과하지 않다. 바위덩어리가 우뚝우뚝 솟는다. 성곽의 외경이 길게 뻗어 장관이다.

녹음 속 인왕이 장엄하고 아름답다. 울뚝불뚝 작은 기암들이 병풍을 친다. 넉넉한 바위 하나가 세상을 관조한다. 인왕산에서 발원한 역사를 생각한다. 분단의 슬픈 현대사를 되뇐다. 공허한 가슴에 푸른 잎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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