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기억의 여정을 더듬어 홀로 떠난다. 같은 기억을 반복해 끌어내본다. 까마득한 역사 한쪽을 떠올린다. 절집 하나가 사바와 화엄을 잇는다. 담벼락에 걸린 무청이 깔끔하다. 고요하고 청정한 아름다움이다.
구녀산이 활짝 가슴을 열고 선다. 겨울에 맞는 기운으로 맥동한다. 아침이 태양에 밀려 자리를 내준다. 자연의 빛으로 시간을 바꿔준다. 시리도록 창백한 오후 풍경이다. 고요가 숨 막히는 풍경을 만든다.
삼라만상이 깨는 이치를 생각한다. 적요가 선물하는 경이를 즐긴다. 그대로 은일하는 은둔자가 된다. 평화로운 햇살이 아름답게 빛난다. 숲이 내는 들숨과 날숨이 조용하다. 겨울 산이 휴헐 거처로 무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