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숲길은 시원의 길일 때 가치 있다. 빛과 바람의 소리가 들려야 한다. 그런 숲길이라야 보루처럼 남는다. 숲길이 곱게 남아야 사람이 찾는다. 화려하기보다 고와야 친근하다. 나이 먹은 구상나무가 보기 좋다.
지리산길이 다른 만남을 선물한다. 짙은 녹음이 여름 산길과 어울린다. 시원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다. 대자연의 생명력을 넘치게 한다. 녹색 숲이 파란 하늘과 조우한다. 두 빛이 찬란하게 세상을 만든다.
비비추의 보랏빛 미소가 거든다. 주황의 나리꽃이 환히 웃는다. 생명 다한 고사목도 한 풍경이다. 기도와 그리움이 만나는 공간이다. 산길과 물길, 사람길이 다르지 않다. 반야봉에 오르며 깨달음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