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강변길이 억새로 미로처럼 연결된다. 발길 따라 가다 보니 억새밭이다. 물길에 바짝 붙어 걸음을 옮긴다. 꾸미지 않은 정취가 가을적이다. 느릿느릿 걸어 강 끝으로 향한다. 조천 두물머리가 멀리서 보인다.
억새가 하얀 솜털 꽃을 피워 올린다. 왜가리와 백로도 풍경의 한 축이다. 좀 이르게 찾아온 고니도 보인다. 왜가리 무리가 푸드덕 날아오른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거에 깨진다. 출렁출렁 물결이 은빛으로 빛난다.
흔들리는 억새와 갈대를 생각한다. 푹신한 느낌이 너무나 편안하다. 공기는 청량하고 바람은 삽상하다. 흙 밟는 소리 느끼며 강변을 벗어난다. 붉은 노을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진공과도 같은 고요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