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어느 순간 삶의 목표가 명료해진다. 산길이 인생길을 닮아 굽이친다. 길목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이 곱다. 골짜기가 낙엽으로 재변신 한다. 단풍잎이 고명처럼 곱게 떠다닌다. 바위는 그대로 자연 속 누각이다.
쉽사리 털고 일어나기가 어렵다. 노송 그늘 아래서 다리쉼을 한다. 여러 번 에둘러 시간을 보낸다. 길에 길을 이어 계속 걸어간다. 평소 보기 어려운 것까지 보게 된다. 누군가 생각나는 숙성의 시간이다.
산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다. 산이 품은 모든 게 예쁘고 귀하다. 떨어진 나뭇잎 위에 편지를 쓴다. 깊고 너른 품을 내주는 공간이다. 많이 보고 많이 들으니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