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지리산이 아침잠에서 깨어난다. 서늘한 바람이 귓바퀴에 머문다. 이불처럼 드리운 구름이 비상한다. 별안간 성삼재로 운해가 몰려든다. 습관처럼 다시 노고단으로 향한다. 어스름 안개 사이로 대피소가 보인다.
라면 냄새와 커피향이 묘하게 섞인다. 허위적 허위적 노고단 고개에 닫는다. 나무데크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파란 하늘 열어주는 하늘길이다. 구름떼가 하얀 파도로 일렁인다. 산동면 일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섬진청류가 도도히 흐른다. 바람에 섬진강 냄새가 묻어난다. 노고단 바람이 목구멍으로 스민다. 바람이 푸른 기운을 잔뜩 머금는다. 떠밀린 구름이 점점 섬으로 남는다. 반야봉과 천왕봉이 자꾸 손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