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계곡을 따라가다 물을 건넌다.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둑한 숲 그늘을 지난다. 초록의 생명들이 충만하다. 경직된 몸과 마음을 풀어준다. 맑은 공기와 숲의 힘이다. 시원한 물에 마음을 흠뻑 적신다.
물소리에 놀라 고개를 쳐든다. 가까이 걸린 폭포가 힘차다. 뿜어내는 물량이 비를 밀어낸다. 차가운 습기가 그대로 엄습한다. 물푸레와 서어나무가 웃는다. 단풍나무가 하늘을 길게 가린다. 산드러진 풍경을 독차지한다.
나무들이 물가에 길게 도열한다. 들숨과 날숨의 합창이 이어진다. 물길이 실핏줄처럼 합류한다. 하얀 급류가 그대로 풍경화다. 부서진 포말이 존재감을 더한다. 세조길이 치유의 공간이 된다. 생명의 경외를 느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