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대청호 새벽안개가 융단처럼 핀다. 한참 지나 호수의 속살이 드러난다. 어서 어서 오라며 손짓으로 반긴다. 엄마와 새끼 고라니가 물을 마신다. 평소 보기 어려운 광경에 감동한다. 자연의 오묘함에 경의를 표한다.
이즈음 곶감 만들기가 한창이다. 아낙들의 감 깎는 소리가 정겹다. 슥슥 싹싹 깎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깎인 감이 쌓여 빈틈없이 고르다. 사람 손 거쳐 그늘에 줄지어 선다. 온전히 자연에 맡겨 홀로 숙성한다.
낭랑한 곡조가 귓가에 들려온다. 청아한 절집 스님의 염불 소리 같다. 새소리와 목탁소리가 어울린다. 아낙들의 수다에 귀 기울인다. 추녀마다 고들고들 곶감이 마른다. 집집이 내걸린 곶감풍경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