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나무 그늘이 비켜 나가니 뜨겁다. 햇빛이 산을 담뿍 안고 이내 간다. 소나기 지난 다음의 햇빛이 곱다. 그 빛에 눈부시고 하늘은 파랗다. 소나기에 젖은 길이 반짝거린다. 이유 없이 가슴 속이 뭉클하다.
숲속 바위벼랑이 죽순처럼 솟는다. 놀빛 받은 물빛이 곱게 빛난다. 폭포가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기이한 형상으로 힘차게 쏟아진다. 위아래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다. 풍류의 감정이 가볍게 작동한다.
폭포 아래 맑은 소가 비현실적이다. 물색의 채도가 아주 선명하다. 심연에서 금방 퍼 올린 쪽빛이다. 힘차게 솟은 바위를 끼고 오른다. 하나하나 절경이 진경산수화다. 새로운 눈으로 자연을 다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