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무심천 억새 날개가 팔랑거린다. 은빛을 뿌리며 훨훨 날아다닌다. 이리저리 바람에 두둥둥 떠간다. 깃털처럼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 머리 위로 새하얀 구름이 떠간다. 우화등선(羽化登仙)이 따로 없다.
무심천에서 만난 가을이 예쁘다. 활짝 핀 물 억새가 너울거린다. 푸른 화선지 위 하얀 붓처럼 춤춘다. 무심천 넓은 초지의 가을빛이다. 억새 초원이 가을 속으로 들어선다. 눈이 아릴 듯 아름다운 풍경이다.
무심천이 마침내 계절 문을 연다. 하늘이 시리도록 한가득 푸르다. 하얀 구름 몇 덩이가 둥둥 떠간다. 까치네 들판이 가득 여물어 간다. 알곡처럼 알찬 풍경이 펼쳐진다. 떨어진 낱알에서 생명이 움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