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낙가산이 두툼한 옷을 벗고 버틴다. 차가운 아침 기운이 온 몸을 감싼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얼굴을 감춘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경계를 이룬다. 떡갈나무가 바람에 소리를 낸다. 초겨울의 운치가 능선을 타고 간다.
길게 이어진 겨울숲길이 한가롭다. 참나무 우거진 평탄 길을 걷는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석양이 물든다. 성벽을 따라 파란 하늘이 줄을 선다. 소나무에 하얀 구름이 걸쳐 멋지다. 산성길을 따라 한남금북정맥이다.
상당산성이 겨울 멋 채비에 나선다. 늦은 오후 시간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남문 지나 서문까지 겨울 색이 곱다. 해질녘 은은한 색조가 매력적이다. 붉은 노을이 시간의 교차를 알린다. 밤과 낮 사이에 추억이 몰래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