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9월 산자락이 사과로 온통 붉다. 괴산도 보은도 충주도 붉게 익는다. 여기저기서 붉은 색이 물결친다.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색감이다. 주렁주렁 모습 자체가 풍경이다. 나날이 커진 일교차에 단 맛도 커진다.
연풍 사과밭이 단내로 흠뻑 젖는다. 과수원 사이로 붉은 향이 흐른다. 홍로의 붉은 색이 절기와 맞는다. 사과 향이 점점 산속으로 퍼진다. 산정까지 올라와 솔향과 섞인다. 산객들의 폐 속에 깊숙이 스민다.
어느 결에 온 가을과 함께 걷는다. 상쾌한 풍경을 주르륵 선물한다. 사과 한 덩이에 추억을 떠올린다. 추억이 그리움 속으로 길을 낸다. 가슴 속에 품었던 고향이 지나간다. 찬란한 가을볕이 쉼 없이 내리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