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완도 명사십리 옆 산길을 걷는다. 이름 모를 꽃들이 무리로 핀다. 작은 꽃들이 키를 다투며 경쟁한다. 마구 일어나 바람에 몸을 흔든다. 노란 꽃이 파란 하늘을 받들어 본다. 노란 송이로 흐르는 은하 같다.
바람이 거세게 언덕을 솟구쳐 간다. 그 때마다 꽃가지가 흔들린다. 소스라치듯 세차게 몸을 흔든다. 바람이 꽃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준다. 부름 받은 꽃들이 일제히 환호한다. 함께 모여서 아름다운 꽃무리다.
바람은 거듭거듭 꽃 이름을 부른다. 꽃들이 아우성치며 한껏 웃는다. 놀라운 광경에 넋이 빠져나간다. 행복한 탄식이 넋두리처럼 나온다. 멀리 정박한 고깃배를 바라본다. 바닷물에 여러 생각을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