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흐린 비내섬 억새길이 질척거린다. 산뜻하지 않은 갈색 풍경 속에 든다. 계절이 변하니 길 모습도 변한다. 오솔길에서 서면 고독한 나그네다. 그대로 흑백사진 속 주인공이 된다. 을씨년스럽고 칙칙한 풍경이다.
냇가엔 벌써 살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섬을 따라 강물이 천천히 흐른다. 크고 작은 돌멩이에 계류가 생긴다. 물 위를 노니는 철새 떼가 그림이다. 녹아내린 수초가 물고기집이 된다. 겨울이 왔음을 새삼 실감한다.
물속의 갈대 뿌리가 너무 예쁘다. 범접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이다. 벅찬 감동이 자꾸 가슴을 울린다. 사진으로 담기엔 너무 생생하다. 물고기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초겨울 물 속 풍경이 정말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