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염천의 뜨거운 날을 잘도 견뎠다. 불볕 여름 견딘 사과가 단단하다. 농부의 뙤약볕 땀으로 익은 사과다. 하루하루 지내며 더욱 붉게 익는다. 우리네 먹거리로 한껏 익어간다. 백두대간 바람이 고운 색을 입힌다.
혹독한 여름 끝나고 가을이 한창이다. 괴산 연풍이 사과로 붉게 물든다. 은티리 곳곳 과수원이 온통 붉다. 태양이 구름을 뚫고 속살을 살핀다. 밤낮의 차가 갈수록 뚜렷하다. 산객의 마음까지 붉은 단심이 된다.
산골 마을에 고즈넉함이 깃든다. 작음이 아니라 깊음의 공간이다. 눈이 아닌 가슴으로 풍경을 담는다. 생각의 실타래가 술술 풀려나간다. 침묵의 저녁놀이 의미를 더한다. 은티 사과의 붉은 감동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