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연꽃도 배롱나무 꽃도 다 지고 없다. 부스럭 부스럭 낙엽소리가 정겹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송광사로 든다. 징검다리를 총총걸음으로 건넌다. 스님들의 수행공간도 살짝 엿본다. 반나절 절집의 하늘빛이 너무 좋다.
약사전이 여덟팔자 모양을 한다. 팔자 지붕 아래 작은 법당이 보인다. 약사여래가 중생 질병을 돌본다. 영산전 탱화가 화려하게 빛난다. 승보전 댓돌에서 대웅전을 본다. 절집 뒤편 대나무가 곧게 뻗는다.
산책길 따라 등산로 쪽으로 나온다. 맑은 기운 가득 받아들여 걷는다. 맑고 푸른 물이 자꾸 아래로 간다. 흐르는 물소리만으로 충분하다. 자연경관으로 마음을 닦아낸다. 잠시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