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산마루를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가령에서 도명까지 낭만산행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능선걷기다. 낮지만 깊은 품을 다시 느낀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접어든다. 첩첩 봉우리들이 모두 청춘이다.
거미줄 피하니 나뭇가지가 찌른다. 좁은 숲길을 지나니 하늘이 맑다. 내리쬐는 가을 햇볕이 강렬하다. 있는 순간 자체로 소중한 시간이다. 마음속에 소망을 담아 바라본다. 소나무 한 그루가 희망이 된다.
깊은 울림이 바람소리와 어울린다. 등짝이 땀에 젖어 뜨끈 미지근하다. 힘겹게 걸어왔건만 별다른 게 없다. 풍경 하나를 가슴 속에 담는다. 눈에 담는 아름다움과 사뭇 다르다. 이성의 좁은 길을 버리고 홀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