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굽잇길이 산의 정수리까지 뻗는다. 아침빛을 톡톡 이마로 튕겨낸다. 동쪽 하늘이 어느덧 훤히 트인다.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햇빛과 바람과 구름이 어울린다. 고운 능선이 파란 가을에 젖는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점점 커진다. 계절의 멋이 지겹지 않게 살아난다. 단풍나무가 새로 옷을 갈아입는다. 해 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간다. 마지막까지 한 발 한 발에 집중한다. 강변의 갈대가 그새 황금물결이다.
굽이치는 물길이 발 아래로 보인다. 하루를 의탁한 산길과 이별한다. 완전한 가을을 온 몸으로 만끽한다. 화양동에 가을이 더 깊어져간다. 학소대 계곡물에 피로를 씻는다. 상념을 물리고 고운 생각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