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소복하게 쌓인 낙엽을 밟고 간다. 몇 안 되는 단풍잎이 손을 흔든다. 마을마다 국화 향이 무르익어 간다. 바닥에 널린 은행잎도 풍경이다. 추녀 밑 담장이 햇살과 어울린다. 산 아래 마을 풍경이 더 곱다.
들판을 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감나무 홍시가 총총히 매달린다. 눈이 시릴 정도의 아름다움이다. 까치 두 마리가 허공을 선회한다. 호시탐탐 주황의 홍시를 노린다. 외로운 산 그림자가 슬쩍 감싼다.
까치가 푸드덕 날아 몸을 옮긴다. 홍시 하나가 툭하고 땅에 떨어진다. 작용과 반작용 결과를 보여준다. 꽃 진 곳에 열매 맺는 이치를 깨친다. 가까운 인연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감나무를 쳐다 보다 하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