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설악의 봉우리들이 흑백의 수묵화다. 신비로운 바위능선이 아찔하다. 까마득한 높이가 그대로 공포다. 어질어질 현기증이 밀려온다. 두려움에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다. 차라리 위험한 낙하를 꿈꾼다.
비갠 아침 암릉미가 웅장하다. 깎아지른 벼랑길에 발을 내려놓는다. 아슬아슬 지나니 더 아름답다. 낮은 구름 밑으로 고요가 밀려온다. 비현실의 공간으로 빠져든다. 한참을 숨 가쁘게 거슬러 올라간다.
위압적인 바위가 통제 불능이다. 운무 속 풍경이 낯설고 생경하다. 거친 바위가 기괴하게 다가온다. 장엄한 아름다움을 슬쩍 보여준다. 아찔한 공포가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길들지 않은 맹수의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