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초하 새벽 설악의 오색산문이 열린다. 헤드랜턴 빛이 산허리를 따라 이어진다. 얼마 뒤 어스름 해가 뿌옇게 밝아온다. 여명에 녹색 외투가 살짝 보인다. 산중 천상화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산길 따라 여름 꽃들이 지천이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롭다. 거센 비바람 뒤 평화가 찾아든다. 희뿌연 안개가 녹색 신비감을 더한다. 청량한 기운이 천상화원을 지배한다. 진초록 사이로 서늘함이 가득하다.
계곡까지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평화롭고 아늑한 공간에 머문다. 고요한 숲과 행복한 산객이 조우한다. 작은 생명들과 대화를 나눈다. 새가 웃고 다람쥐가 반긴다. 설악산 우중산행이 되레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