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6월 7일)

2016.06.06 14:05:33

[충북일보] 동네마다 밤꽃 향이 코를 찌른다. 바람을 타고 온 대지에 퍼진다. 의미 있는 미소를 짓게 하는 향기다.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게도 한다. 하얀 달밤이면 더 야릇해진다. 지친 심장을 뛰게 하는 강력한 냄새다.

꿀 찾아 헤맨 꿀벌들이 모여든다. 향기에 취해 세월의 고통을 잊는다. 푸른 산언덕 밑이 온통 하얗다. 밤꽃 군무가 하얗게 늘어진다. 굵은 밤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기다림 속에 열렬히 피는 꽃이다.

밤꽃 냄새가 유월을 지배한다. 초여름 햇볕에 향이 점차 강해진다. 좋은 날 기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백화산 가는 길에 밤꽃이 한창이다. 밤나무 그늘에서 삶을 이야기 한다. 언제나 익숙한 사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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