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우암산 너머 동녘이 붉어진다. 한 아름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집 앞 넝쿨장미가 한 층 더 붉다. 밝은 햇살 아래 모습이 평소보다 곱다. 이슬 맺힌 꽃잎이 진홍색으로 빛난다. 마당 앞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쉽게 눈을 떼기 어려운 풍경이다. 짧은 순간 영혼이 맑아지며 심장이 뛴다. 풀 죽은 이에게 열뜸을 선물 한다. 심장에 다시 엔진을 달아준다.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맑게 살고픈 날 받는 선물이다.
오월의 담장이 넝쿨장미로 절정이다. 붉은 빛으로 흐르는 물결이다. 장미 하나로 아침 풍경을 압도한다. 하루 삶을 기꺼이 내줄 만큼 아름답다. 하루를 여는 시간에 넘치는 선물이다. 이유 없이 눈물 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