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청보리가 서로 몸을 비비댄다. 사르륵 사르륵 소리를 낸다. 바람소리와 함께 걷는다. 고즈넉한 품에 안긴다. 새 소리와 함께 한참을 쉰다. 엉덩이를 들고 다시 길을 나선다. 여문 봄보리들이 일렁인다.
봄날 산행의 별미는 따로 있다. 마음이 확 트이는 풍경이다. 지루할 틈 없이 풍경이 바뀐다. 사방을 조망하는 조망의 능선길이다. 시인 묵객에게 감흥을 주는 산수다. 산이 법당이고 바람이 친구다.
풀잎 하나가 스스로 싹을 틔운다. 바람과 햇살, 비가 살펴 키워낸다. 푸릇한 산나물 향이 맛있게 전해진다. 고소한 풍경에 마음이 떨린다. 상큼한 맛이 톡톡 터져 나온다. 절집 풍경소리가 단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