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현호색은 4월 봄꽃 중 봄꽃이다. 나무 밑동과 동거하며 봄을 노래한다. 이륙 직전의 비행기 모습이다. 줄지어 날아오르는 물새 가족 같다. 옹기종기 모여든 아기 새 같기도 하다.
벌 한 마리가 보라색 꽃 위로 날아든다. 주둥이처럼 벌린 꽃이 흔들거린다. 꽃잎이 땅에 닿을 만큼 휘청거린다. 벌 한마리가 꽃 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이내 나와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된다. 가느다란 줄기를 지렛대 삼아 난다.
벌의 무게를 떠올리며 갸웃거린다. 벌을 지탱하는 꽃 자체가 경외다. 산행 중 만난 경천동지할 광경이다. 바람 부니 꽃대가 심하게 흔들거린다. 풀숲 사이로 연보라 꽃이 바로 선다. 산뜻한 맵시가 여전히 유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