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신한 기운이 작용한 까닭일까. 봄내음이 입구에서부터 진동한다. 여느 곳들과는 사뭇 다르다. 입석리 악휘봉 들머리가 꽃으로 환하다. 다리 밑 복숭아 꽃 색이 진하다. 개울 옆 애기똥풀이 노랗게 웃는다.
마을 시멘트 포장길을 버린다. 사과밭 옆 도랑길로 들어간다. 풀마다 꽃마다 자랑질이 한창이다. 서로 독점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맨 아래 애기똥풀이 쉬지 않고 재잘댄다. 꼭대기 남산제비꽃이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현호색이 단연 눈길을 잡아끈다. 여러 풀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줄기 끝에 매달린 연보라 꽃이 사랑스럽다. 토종 벌 한 마리가 내려앉는다. 바람에 꺾일 듯 꺾일 듯 하늘거린다. 바람꽃과 노루귀가 함께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