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새벽들녘이 촉촉이 젖는다. 율량동 백화산 발치가 어둡다. 봄비에 힘을 얻은 들풀들이 일어선다. 저마다 다투어 우르르 꽃대를 올린다. 엄청나게 핀 민들레 세상이다. 어느새 회사 현관 앞까지 지배한다.
조용히 내리는 봄비를 본다. 창 문 너머 무심천이 조용하다. 물새 한 마리가 살짝 내려앉는다. 봄비와 물새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드러누운 갈대 위로 봄비가 내린다. 하얀 벚꽃이 슬픈 꿈처럼 진다.
무심천 길에 꽃비가 내린다. 우암산 봄꽃들은 아직 화무 중이다. 단풍나무엔 수액이 단물처럼 고인다. 들판에선 농부들이 곡우에 맞춰 바쁘다. 빗소리에 풍년 소식을 예감한다. 봄비가 농부의 마음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