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3월 31일)

2016.03.30 17:48:41

[충북일보] 봄이 온전하게 청주를 덮는다. 훈풍이 간지럼을 태우는 한낮이다. 산야마다 들꽃들이 귓속말을 한다. 수더분한 민들레가 행복을 선물한다. 포근하게 안아주고 위로하는 봄이다.

순한 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봄까치 꽃이 지천으로 널린다. 바닥에 바짝 들러붙어 더 작아 보인다. 하늘빛 색깔의 꽃잎이 가녀리다. 폭신한 땅 뚫고 올라와 인사한다. 나지막이 엎드려 살랑거린다. 앞만 보는 산객에겐 보이지 않는다.

길옆으로 들꽃들이 무리로 나온다. 한 놈이 수풀에서 살짝 꽃대를 올린다. 손 타지 않은 작은 꽃이 수줍어한다. 양지쪽 풀밭에 다른 놈도 눈에 띈다. 곱디고운 색감에 눈물이 난다. 봄볕 쏟아질 오후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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