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신의 제단을 마주한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본다. 문수봉 쪽으로 산줄기가 선명하다. 장군봉에 따뜻함이 무럭무럭 올라온다. 하늘 위로 구름이 쉴 새 없이 지난다. 노련한 매 한 마리가 회전 비행을 한다.
때마다 보는 풍경이 새로울 건 없다. 파란 하늘이 회색 고사목과 잘 어울린다.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오랜 세월을 견딘 고사목이 쓰러진다. 세월이 던지는 무게감이 엄청나다. 다시 순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어느 길로 가든 어렵지 않다. 주목군락지와 고사목 구간을 지난다. 태백산행 중 가장 부드러운 능선이다. 최고봉인 장군봉에 다다른다. 저 멀리 아스라이 함백산이 보인다. 한배검에 두 손 모아 소원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