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3월 23일)

2016.03.22 18:06:24

[충북일보] 잎 떨군 낙엽송 길이 길게 뻗는다. 지난 가을 떨어진 제 잎들이 융단처럼 깔린다. 그 위로 연초록 풀잎들이 꿈틀댄다. 고적하고 포근한 숲길이다. 한 폭의 봄 수채화 같은 풍광이다.

눅눅해진 갈색 능선을 걷는다. 산객들의 기척이 없어 조용하다. 발 디딘 길마다 겨울이 녹는다. 흐르는 봄물로 온통 질척하다. 천제단에 오르니 비로소 뽀송뽀송하다. 연초록 풀잎들이 하나 둘 순을 내민다. 태백의 성소에 천천히 봄이 온다.

천제단에서 북쪽을 슬프게 관조한다. 저만치 갈색능선이 줄타기를 한다. 설악의 공룡능선이 찬란하다. 금강산으로 이어져 만물상이 된다. 어느새 백두산 천지에 닿는다. 온전한 백두대간 종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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