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3월의 선운사 절집이 점차 붉어진다. 춘백(春栢)의 꽃봉오리가 활짝 열린다. 녹색 속 빨간 동백꽃잎이 강렬하다. 대웅보전 뒤편 산자락이 온통 붉다. 속세의 감탄이 터지기 시작한다.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다. 3월의 선운사는 동백꽃 성지다. 그저 방문객들의 북적임이 아쉬움이다. 한적함에 동백 숲의 멋이 살아난다. 선연하게 붉은 동백꽃을 떠올린다.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를 생각한다.
송창식의 노래가 후드득 스친다. 미당이 노래한 '선운사 동구'가 이어진다. 슬픈 주인공들의 가슴 속이 보인다. 시대에 따라 다른 핏빛 슬픔을 변주한다. 선운사 동백꽃으로 가슴을 문지른다. 눈을 감고 그 때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