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3월 9일)

2016.03.08 14:53:25

[충북일보] 태양은 오늘도 떠오른다. 언제나 변함없이 당연하다. 아침저녁 공기가 아직은 차다. 언덕에 온 봄과 사뭇 다르다. 시린 한기가 전율처럼 흐른다. 봄꽃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기뻐하기는 더 더욱 어렵다.

노을 물든 수면에 수영(樹影)이 드리운다. 청둥오리들의 유영이 조용하다. 쪼록 갈라지는 수면이 아름답다. 도저히 손으로 잡을 수가 없다. 지나가는 바람에도 쉽게 일렁인다. 물 속에 비친 그림자가 슬프다.

슬픈 추억을 돌이키려니 어렵다. 추억의 한 송이가 피어나지 않는다. 강물소리와 절집 목탁소리 뿐이다. 지나는 이 없으니 적막강산이다. 내가 든 절집엔 아직 춘래불사춘이다. 세상의 봄맞이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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