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3월 4일)

2016.03.03 14:33:03

[충북일보] 산은 봄에도 하얗게 화장을 한다. 모두의 시선을 움켜쥘 듯 꽁꽁 얼기도 한다. 잊을 만하면 여우눈이 내린다. 하얀 장관이 여기저기 펼쳐진다. 흰색 하나로 눈부시게 화려하다.

만물이 깨어나는 경칩이 코앞이다. 이즈음 산객들의 발걸음은 종종거린다. 아직도 눈 덮인 고산은 춥고 매섭다. 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혹독하다. 사라진 길을 만들며 나가기 일쑤다. 하얀 눈이 지배하니 여전히 겨울산이다.

무지개 찾듯 눈을 헤쳐 나간다. 꿈을 품으니 희망이 자란다. 가슴 뛰는 순간이 계속된다. 산이 건네는 이야기도 계속된다. 하얀 장막이 화려한 무대로 변한다. 오롯이 나를 위한 겨울왕국이다. 혼자 서 봄노래를 흥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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