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새벽잠에서 깬 새들이 푸드덕 날아오른다. 저마다의 성량으로 소리를 낸다. 기지개를 켜며 연신 털을 문지른다. 나뭇가지 눈가루가 후드득 떨어진다. 눈꽃 맺힌 꼭대기가 휘청거린다.
소백산엔 걷는 길만 있는 게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주 깊고 넓다. 오르기 어려운 길은 변치 않는다. 귀한 풍경은 매일 다르게 펼쳐진다. 연화의 쾌청함이 답답함을 풀어준다. 비로의 시원함은 오래도록 남는다.
소백산은 변치 않는 그리움이다. 적당한 적설량은 끝없는 유혹이다. 운무 살짝 머금은 상고대는 치명적이다. 겨울설경이 산그리메를 부르게 한다. 함께 걷던 두 형과 아우들이 보인다. 일곱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들이닥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