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한반도가 꽁꽁 언다. 만년빙설을 떠올리게 한다. 기후적으로 정치적으로 강추위다. 그래도 자연의 섭리는 변치 않는다. 남녘에선 봄소식이 올라온다. 우수가 멀지 않으니 기막힌 조화다.
노란 복수초가 먼저 고개를 든다. 파란 보리 새싹들이 허리를 편다. 서로 앞서 나가려 아우성이다. 보은 구병산에도 봄기운이 느껴진다. 풍혈의 온기 타고 산이 생동한다. 돌탑 세운 853봉우리가 맥동한다.
산 아래 매화나무가 살을 찌운다. 가지마다 물이 올라 통통하다. 속살 감춘 봉오리가 바짝 긴장한다. 곧 터져 버릴 것처럼 팽팽하다. 희고 붉은 매화 기별이 곧 오려나보다. 운무가득 고사목에도 봄이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