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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 한달 연장 요구…충북도 사실상 거부

유가족협의회 창립 기자회견서 "철거는 빠른 흔적 지우기"
충북도 "모든 행정력 진상규명·수해복구 총력" 양해 구해
재발 방지책 마련, 유가족 심리치료 지원 강화 등은 수용

  • 웹출고시간2023.07.26 18:03:42
  • 최종수정2023.07.26 18:03:48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협의회가 26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동분향소 존치 기간 연장,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충북도청 내 마련된 합동분향소 1개월 연장 운영을 요구했으나 도가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를 정리하려는 것은 빠른 '흔적 지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는 행정력을 수해 복구 등에 집중해 부득이한 결정이며 이를 제외한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의 요구는 모두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후진국형 인재의 되풀이로 우리 유가족들은 피해자가 됐다"며 "이 참혹한 현실을 순응하기 힘들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 김용수기자
이경구 공동대표는 "모두가 인재이고, 중대시민재해라고 하는데 참사에 책임 있는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참사 발생 엿새가 겨우 지나서야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이 형식적인 사과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충북도청 민원실 앞에 설치한) 합동분향소 철거 예정일이 바로 오늘"이라며 "도가 7일 만에 합동분향소를 정리하는 것은 빠른 흔적 지우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계당국과 사정당국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했지만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났다"며 "결국 일선 담당자만 처벌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봐왔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피해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후진국형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 주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관심 갖고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충북도 등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된 기관에 대해 6가지 요구안을 밝혔다.

△충북도가 설치한 현 합동분향소 존치 기간 1개월(8월 23일) 연장 △제방 붕괴, 도로 미통제 등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수사 과정 정기적으로 유족과 공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유가족 심리치료 지원 강화 △추모탑 등 고인 추모시설 설치 등이다.
ⓒ 김용수기자
유가족협의회는 사고 발생 후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가 장비 부족으로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조사와 침수버스 내 블랙박스 영상 공개 등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신형근 충북도 행정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 8시 종료하려던 합동분향소 운영을 오는 29일까지 연장한다"며 "모든 행정력을 사고의 진상 규명과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부득이 유가족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도에 따르면 합동분향소에는 도청 직원이 3명씩 2교대로 상주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1천505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도는 유가족협의회의 요구 가운데 도와 관련한 재발 방지책 마련, 유가족 심리치료지원 강화, 추모시설 건립은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추모시설은 오송 지하차도 사고 현장 인근에 추모비 설립을 고려하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국장은 "합동분향소 운영이 종료돼도 명확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이 이뤄질 때까지 도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유가족협의회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수습종합지원반을 지속해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 인근 미호천교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물이 유입됐다.

이 사고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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