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이라는 지명은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 개발 부정 의혹에 휩싸이면서 널리 알려진 마을이 되고 말았다. '대장동'이라 하면 '크다'는 의미의 '대(大)'자로 시작하면서 '대장(우두머리)'의 이미지의 영향으로 규모가 크다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기암리와 충주시 소태면 복탄리에 '대장골'이라는 지명이 있고 전국의 지명에서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대장골'이라는 고유어 지명이 일찍부터 존재하였고 행정명으로서 대장리, 대장동이 된 것으로 보이며, 대장리와 대장동의 뿌리가 대장골이라면 '대'는 한자어 '대(大)'가 아닌 고유한 우리말일 것으로 짐작이 된다.
'대장리'는 제천시 금성면의 대장리, 음성군 소이면의 대장리(大長里)를 비롯해 전북 고창군 대산면, 전남 곡성군 입면, 경북 성주군 초전면 등에 대장리가 있다. 그런데 음성군 소이면의 대장리(大長里)는 본래 충주군 사이포면(沙伊浦面)의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의 통폐합에 따라 장막리(長幕里), 대평리(大平里), 금정리(金井里) 일부와 소파면(蘇坡면) 후미리(厚美里) 일부를 병합해 '대평(大平)'의 '대(大)' 자와 '장막리(長幕里)'의 '장(長)' 자를 따서 대장리라 한 것이므로 '대장'의 원래의 의미를 찾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대장동(大壯洞)은 조선 후기부터 등장하는 지명으로 그 유래는 이 마을에서 큰 장군이 나온다는 전설과 함께 마을의 생김새가 마치 큰 대(大)자 모양이라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전해 온다.
경기도 부천시의 대장동(大壯洞)에는 김포공항 남서쪽에 형성된 넓은 평야인 대장들녘이 있는데 지리적으로 서울시, 인천시와 접하고 한강하구와 연결된 굴포천과 인접한 지역으로, 부천시 중동(1994년), 상동(2002년) 신도시 개발 이후 부천의 마지막 남은 들판을 보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널리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대장동(大庄洞, 大·洞)은 조선시대에는 광주군 낙생면 대장리였다. 1914년 조선행정구역변경 때에 태릉, 장토리, 무두만이(뫼두루안이)를 병합해 광주군 낙생면 대장리가 됐으며, 1973년 7월 1일 성남시 승격과 함께 대장동으로 승격되었다. 대장동은 태릉(胎陵)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도 한다. 인조대왕(仁祖大王)의 태실(胎室)이 이곳에 있어서 태릉(胎陵), 또는 태봉(胎封), 태장산(胎藏山)으로 불린 산이 있어 태장리(胎藏里)로 불렸다가 태장(太庄)으로 변하고 다시 대장(大庄)으로 불렸다는 설이 있다. 인조대왕(仁祖大王, 1623-1649)의 태실(胎室)이 있던 대장동은 옛날에는 '뫼두루안'이라고 불렸었던 곳인데 산이 둘러싸인 모습이 산이 마을을 둘러싸 안고 있는 모습과 같아서 부쳐진 이름이다.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동의 대장골(大莊谷)은 대정골(大井谷)이라고도 하고 산적의 본거지였다 하여 대적골(大賊谷)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대장'의 '장'은 '정, 적, 작'으로 두루 변이돼 사용되고 있으므로 그 어원은 '잣(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잣'이 '장'으로 변이된 지명인 '장골'은 진천군 백곡면 석현리, 보은군 외속리면 장재리,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충주시 살미면 설운리, 단양군 대강면 당동리, 괴산군 소수면 옥현리,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등지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대'는 무슨 의미일까? '대'는 '댓골, 댓재, 대재, 대섬' 등의 지명에 보이는데 '골짜기가 대통처럼 곧게 뻗어 들어간 곳, 대나무가 많이 있는 곳' 등 한결같이 대나무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충남 금산군 금산면 하신리에 '댓골, 대장골'의 지명이 혼재하는 것은 대나무는 주로 산에 있기에 '댓골'과 '장골(산골)'이 합쳐지는 것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나무가 많은 산의 의미인 '대잣'이 '골'앞에 쓰여 대장골(대장동), 대정골(대정동)이 되거나, '대잣'에 중복된 의미의 '산'이 추가되어 '대잣산'이 되고 '대잣산'이 '대자산, 대정산, 대장산' 등으로 변이된 것으로 본다면 '대장동'의 어원은 '대잣골'로서 '대나무가 많은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