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청주시 10주년을 맞으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는 바로 미호천의 발원지에 관한 문제이다. 미호천으로 흘러오는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청주 지역을 벗어나 증평, 진천, 음성으로 그리고 충청남도 천안시와 경기도 안성시까지 이어지므로 미호천의 발원지 문제는 청주 시민들의 이해는 물론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과거에 미호천의 발원지에 대한 논란은 금왕읍 도청리에서 발원하는 도청천, 음성 보현산에서 발원하는 초평천, 삼성의 마이산에서 발원하는 덕정천, 경기도 안성에서 발원하는 칠장천 등 4곳이 대상이 되었었다. 그 중에서 하천의 발원 기점과 유입 종점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한다면 칠장천이 가장 최장 거리일 것이다. 하지만 칠장천의 발원지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로서 충북이 아닌 경기도라는 점에서 충북의 하천인 미호천의 발원지로서 호응을 얻지 못하였다.
옛 기록에 보면 1823년 <해동역사>에서 동진강은 망이산으로부터 진천현을 지나 연기현에 이르러 금강으로 들어간다 했으며 <대동지지>와 <증보문헌비고>에서도 같은 내용을 볼 수 있다. 그래서삼성의 마이산이 발원지로 굳어져가는 듯 했으나 금왕 지역에서 흘러오는 도청천과 음성 보현산에서부터 진천 지역을 흘러오는 초평천이 발원지까지의 거리가 더 길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사실상 길이만을 따진다면 유로의 기점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유로에 항상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겨울이나 갈수기에는 물이 흐르지 않아서 기점을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기후 변화 등으로 하천에 홍수 피해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홍수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방 하천의 범위를 확장해 왔고, 환경부에서는 주요 지방 하천을 국가 하천으로 승격하는 일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미호천의 구역을 계속 확장하여 미호천의 본류로 지정하면서 미호천의 발원지 논란은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미호천의 구역은 일제강점기에는 동진강에서 작천까지였지만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하천 관리를 위해 미호천의 구역을 증평, 진천, 음성 지역으로 점차 확장해 나갔으며 2019년 7월 국가 하천으로 승격된 후 2022년 7월 삼성면 대야리까지 더 확장하여 미호강으로 명칭을 변경하게 된 것이다. 이제 미호강의 본류로 흘러드는 다른 하천들은 지류가 될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미호강의 발원지 논란도 일단락된 것이다.
이와같이 미호강의 본류를 삼성면 덕정리, 대야리까지로 지정한 것은 미호강의 발원지와 관련하여 충북 지역의 지역적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로 보아 삼성면 마이산을 국가 하천으로 관리되는 미호강 본류의 최상류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마이산 발원지는 옛 중요 통신 수단인 청주 것대봉 봉수대와 망이산성 봉수대가 연결되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고 미호천 최장 발원에도 부합되며, 발원지에 항상 물이 솟아나는 샘이 존재하여 유로 기점의 논란도 없기 때문에 미호강이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상에 보면 <위키백과>에는 '미호강은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 서쪽 우물에서 발원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관리하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미호강은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부용산(芙蓉山, 644m)에서 발원하여 도의 서부를 서남류하여 금강에 합류하는 하천'이라 소개하고 있으며, <다음 백과>에는 '미호천은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482m) 북쪽 계곡에서 발원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옛 청원군지에는 미호강의 발원지를 '도청천'이라 명시하고 있고 여러 기록물에서 삼성면 마이산 발원지를 마이산의 옛 이름인 망이산이라 하는 등 일관성이 없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통합 청주시 10주년을 맞으면서 미호강의 발원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발원지에 대한 지리적, 역사적 타당성, 지역적 상징성 등을 청주 시민들과 도민들에게 널리 홍보하는 한편 모든 기록물을 정리하여 통일을 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