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개망초꽃이 별처럼 핀 유월이다. 삶은 계란을 잘라놓은 구성 비율이다. 들판 어디서나 무리를 이룬다. 서로 모여 군집미를 자랑한다. 유월의 선물이 곳곳에서 얼굴을 내민다. 하찮음까지 유별해지는 유월이다.
다시 찾아온 여름을 기꺼이 반긴다. 내리쬐는 햇볕마저 무섭지 않다. 저 밑의 어둠을 빛으로 비춘다. 산들바람이 생명의 냄새를 풍긴다. 살랑거리는 시원함이 그대로 선물이다. 숲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평화로운 숲에서 다시 포행을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깊게 들여다본다. 관조하는 마음으로 내 아래를 본다. 짙은 어둠에 길 잃은 나를 본다. 걸어가면 갈수록 깊은 심연이다. 산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