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인수공통전염병

2009.06.11 11:54:01

무릇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의해 퍼지는 전염병은 병원체에 따라 감염되는 동물이 다르다.

그러나 어떤 병원체는 인간과 동물을 동시에 감염시킬 수 있는 데 이를 인수공통전염병이라 한다. 이에는 쥐는 감염이 되더라도 멀쩡한데 사람은 출혈증상, 콩팥기능의 급속한 저하 등으로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 같은 것도 포함한다.

인구가 밀집되고, 가축 등의 동물과 생활하는 공간이 가까워지면서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의 중요성이 더욱 더 커지게 됐다.

현재까지 거의 매일 발생되고 있는 신종플루도 결국 돼지, 조류, 사람이 같은 공간에 뒤엉켜 살아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교통수단의 발달과 미지지역의 개척, 지구환경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 지역에는 없던 질병이 생겨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아마도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피해를 줬던 인수공통전염병은 페스트일 것이다.

중세기 유럽을 초토화 시켰던 이 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지는 주요 도시마다 페스트가 물러난 것을 기념하는 조각물들이 즐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는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됐지만. 그 와중에서도 복카치오가 쓴 '데카메론'은 페스트를 피해 교외로 피난 간 귀족들이 풀어낸 이야기를 줄거리로 해 르네상스 문학의 효시가 됐다.

근대까지도 페스트는 카뮤의 '페스트'에서 보듯이 유럽인의 뇌에 뿌리 깊게 자리한 공포임이 확인할 수 있다.

광견병도 원인바이러스에 감염된 '미친 개'에 물리면 발병하는 것으로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무서운 병이다.

파스퇴르의 노력 이후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적절히 대처하면 치료될 수 있는 병이 됐지만, 발병 후에는 거의 모두가 사망한다. 모든 애완견에 대해 백신접종을 하면 적어도 도시에서의 감염은 막을 수 있다.

현재까지 인간과 야생동물이 같이 걸리는 질환은 약 110종, 가축과 같이 걸리는 질환은 300종까지 보고되고 있지만 요즈음 들어 그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왜냐하면 기억에도 생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돼지인플루엔자(SI) 등이 새롭게 인수공통전염병의 리스트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따지고 보면 현대의학의 능력을 실험 중인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은 원숭이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된 후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질병으로 자리 잡은 인수공통점염병이고, 광우병으로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도 동물에게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따라서 지금은 인수공통전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종사하는 의학자, 수의학자, 식물학자들의 공동연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 됐다.

왜냐하면 동물전염병 따로, 사람 전염병 따로라는 인식으로는 현대에 만연하는 전염병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세균, 동식물, 사람이 각각 독립된 생명체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들의 상호작용이 질병의 발생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새로운 질병의 해결에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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